한순간에 다른 사람으로 변해버린 내 가족…

'신체 강탈자의 침입(Invasion of the Body Snatchers)'은 1955년 잭 피니의 SF소설로, 외계 생명체가 인간을 복제해 원본을 대체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해당 작품이 전하는 가장 큰 공포는 가까운 사람이 나도 모르게 완전히 다른 존재로 변해버린다는 점이다.

 

70년이 지난 지금, '바디 스내처(Body Snatchers)'는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았다. 주로 SF나 호러 장르에서 나타나며, 대개 주인공이 모르는 사이 주변 사람들이 정체성을 잃는 상황을 그린다. 오래된 소재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갑자기 다른 존재로 변하는 일은 여전히 소름 끼친다.

 

어떤 작품들은 '신체 강탈자'를 주인공으로 설정한다. 이들 악랄한 강탈자들은 다른 사람의 몸을 빼앗고 가족과 친구들을 속이며, 죄책감 없이 '내가 원래 주인보다 더 낫다'고 합리화한다. 웹소설 장르 중 '빙의물'이 그 예다. '단화살' 작가의 '회귀가 빙의를 싫어함'이 그중 하나다.

 

'회귀가 빙의를 싫어함'은 주인공 알렌이 동생 율리우스를 빼앗기면서 시작된다. 원래 재능 있고 선한 율리우스는 어떤 사건 이후 폭력적인 인물로 변하게 된다. 알렌은 그런 동생을 바라보며 마음고생을 해왔다.

 

그러던 중 율리우스가 갑자기 말투와 행동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주색잡기를 멀리하고 성실하게 수련을 하게 된 것이다. 알렌은 동생이 예전과 다름을 느끼지만, 주변 누구도 이를 지적하지 않는다.

 

알렌은 아버지에게 동생의 이상함을 따져 묻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냉정했다. 원래의 동생보다 가짜가 더 낫다는 말이었다.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율리우스를 위해 알렌은 마법을 연구하며 동생을 되찾으려 한다.

 

'형인 내가 동생을 구해주지 않는다면, 누가 널 구해줄까?'

 

결국 알렌은 율리우스를 쓰러뜨리지만, 자신도 목숨을 잃게 된다. 그러나 정신을 차리니 동생이 몸을 빼앗긴 직후의 과거로 돌아와 있었다. 제목처럼 '회귀자'가 된 것이다. 알렌은 율리우스에게 빙의한 자가 '김우진'이라는 것을 깨닫고, 다시 동생을 구하기 위해 대립한다.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빙의된 자가 아닌 그 가족인 알렌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빙의물은 주인공이 새로운 삶에 적응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그리지만, '회귀가 빙의를 싫어함'은 알렌의 절박한 복수와 구원의 여정에 초점을 맞춘다. 동생을 잃은 슬픔과 그를 되찾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싸우는 형의 이야기는 감정적으로 깊은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