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원인 규명에 중요한 전환점이 마련됐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가 사고기 블랙박스에서 사고 당시 조종석 상황이 담긴 음성파일 복원에 성공한 것이다.

 

2시간 분량의 음성파일에는 최초 착륙 시도부터 방위각 시설 충돌까지 약 9분간의 기장과 공항 관제사의 대화, 조종석 내부 대화, 경고음, 엔진 소리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고기는 당초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1번 방향으로 착륙을 시도했으나 조류 충돌 후 복행을 선언, 활주로 19번 방향으로 변경해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가 방위각 시설과 충돌해 폭발했다. 사고 당시 정확한 상황은 여전히 미궁 속이다. 조류 충돌 후 엔진이 몇 기나 작동 정지했는지, 착륙 장치는 정상 작동했는지, 조종사 과실은 없었는지 등 풀어야 할 의문이 산적해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사조위 조사가 완료되기 전까지 음성파일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조위 조사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고려해 당국이 공개 가능한 정보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관제사와 조종사 간의 활주로 변경 관련 교신 내용은 공개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국내 항공 안전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었다.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함께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에서, 블랙박스 음성파일 분석 결과가 어떤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