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초등학생 김하늘(8) 양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40대 여교사 명모 씨의 폭력적 행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17일 경찰과 의료진 등에 따르면 명 씨는 현재 한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범행 후 6일째 대면 조사를 받지 않고 있다.

 

의료진은 명 씨의 상태가 위중하지 않지만 "추가적인 안정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밝히며 조사 연기를 요청했다. 명 씨가 입원한 병원은 그가 과거 휴·복직 시 제출했던 정신과 소견서를 발급했던 곳으로, 지난해 12월 9일 "우울감과 무기력감으로 최소 6개월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렸던 곳이다. 하지만 불과 3주 만에 같은 병원에서 "정상적으로 근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이 나오며 그는 복직했다.

 

복직 이후 명 씨는 학교에서 폭력적인 행태를 보였다. 지난 5일에는 학교 업무 사이트 접속이 원활하지 않다는 이유로 컴퓨터 본체를 부수고, 플라스틱 막대로 가벽을 내려치며 고성을 질렀다. 다음 날에는 동료 교사에게 "함께 퇴근하겠느냐", "이야기 좀 하겠느냐"고 물은 뒤 갑자기 목을 조르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 이에 동료 교사가 "호흡을 가다듬자"며 진정시키려 했으나, 명 씨는 "왜 나만 불행해야 하느냐"며 폭력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지난 10일 오후 5시 50분경 명 씨는 하교하던 김하늘 양을 학교 건물 2층 시청각실로 유인해 흉기로 살해한 후 자해했다. 그는 응급수술에 들어가기 직전 범행을 자백했으며, 경찰 조사에서 "어떤 아이든 상관없었다. 마지막으로 하교하던 아이와 함께 죽으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명 씨의 차량과 학교 등을 압수수색하며 계획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그의 대면조사가 늦어지면서 체포영장 집행과 신상 공개 심의 일정도 지연될 전망이다. 체포영장이 집행되면 48시간 내 구속영장을 신청해야 하지만, 명 씨가 현재 거동이 불가능해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할 수 없는 상황이다. 법적으로 체포영장 집행 기한은 7일이지만, 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 30일 이상 연장할 수도 있다.

 

한편, 김하늘 양의 사망 이후 사건이 발생한 초등학교에는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학교 앞에 꽃과 인형, 편지를 놓으며 애도를 표했고,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도 "무고한 어린 생명을 앗아간 끔찍한 범죄"라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사의 정신건강 문제와 관련된 제도적 허점이 다시금 논란이 되고 있다. 교사들의 정신 건강 문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채 복직이 허용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휴·복직 과정에서 동일 병원의 상반된 소견이 제출된 점은 부실한 검증 시스템의 문제를 보여준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교육 당국은 교사의 정신 건강 상태를 보다 면밀히 관리하고, 재복직 심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으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찰은 명 씨의 대면조사가 가능해지는 즉시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범행 동기 및 정신질환과의 연관성을 더욱 면밀히 조사할 계획이다. 또한, 향후 명 씨의 신상 공개 여부를 검토하고, 유사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을 강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