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 씨가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고 주장하며 국회 증언 의사를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명 씨의 폭로가 여권 전체를 겨냥하면서 정치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4일 한 언론사의 취재에 따르면, 현재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 씨는 최근 주변에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자료를 가지고 있으며, 내 말은 모두 명확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명 씨가 직접적으로 연루된 정치인의 숫자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명 씨와 관련된 의혹을 받는 인사들은 '명태균 리스트'로 불려왔지만, 구체적인 숫자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앞서 명 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 씨는 지난해 10월 여야 정치인 27명의 명단을 공개한 바 있다.

 

명 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 불리는 그의 휴대전화에서 일부 확인됐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 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포렌식을 진행, 전·현직 정치인 140명의 연락처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 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MBC 라디오에서 "명 씨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 놀랐다"고 밝히기도 했다.

 

명 씨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대북특사로 추천했었다"며,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 국민의힘 관련 인사들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주장했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서는 "할 말이 아주 많다",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오 시장과 홍 시장은 최측근을 통해 명 씨로부터 비공개 여론조사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지만, 모두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명 씨는 "국회 증언을 얼마든지 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지난달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했지만, 이번에는 "무릎 수술 등 필요한 의료 조치를 받고 회복한 후, 보조기구를 착용하고서라도 국회에 나가 증언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지난달 27일부터 이틀간 명 씨에 대한 출장 조사를 진행하며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여론조사 비용 대납 및 결과 조작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명 씨의 추가 폭로가 이어질 경우 수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