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이 높은 대출 금리와 소비 부진 등으로 상환 불능 상태에 빠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금융기관들의 연체율은 최근 10∼11년 내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한국은행이 3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성훈 의원(국민의힘)과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자들의 연체율이 급증하면서 많은 자영업자들이 심각한 채무 불이행에 직면해 있다.

 

특히, 자영업자 10명 중 6명은 여러 곳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로, 이들은 평균 4억3천만원에 달하는 큰 빚을 안고 있다. 이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기존의 대출을 돌려막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며, 상환 불능 상태에 빠지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으로 자영업자 대출자 중 다중채무자는 56.5%에 달하며, 이들의 대출액은 전체 자영업자 대출액의 70.4%에 달하고 있다.

 

저축은행을 포함한 2금융권의 연체율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저축은행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11.70%로 집계되어 2015년 2분기 이후 9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와 비교해 여신전문금융사(카드사 및 캐피탈사 등)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도 3.67%로 상승세를 보였다. 또한 보험사 대출 연체율도 1.46%로 오르며, 이 역시 5년 6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반면, 은행권의 연체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권 자영업자 연체율은 0.60%로 두 분기 연속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2014년 3분기와 유사한 수준이다. 하지만 여전히 자영업자들의 연체 문제는 2금융권과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심각하다.

 

한국은행은 자영업자들의 금융 부실 위험을 경고하며, 비은행 및 취약 자영업자들의 연체율이 높은 상황에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최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코로나19 이전의 장기평균 수준에 근접한 상황이라며, 전반적인 연체율은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위험 요소가 많다고 밝혔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대부분 대출을 3개 이상 받는 다중채무자로, 여러 금융기관에서 동시에 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상환 불능 상태에 빠질 위험이 크다. 이에 대해 한은은 자영업자들의 상환 능력과 의지에 따라 차별적인 금융지원과 채무조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금융기관들은 이러한 자영업자들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채무자와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할 필요성이 커졌다.

 

한은은 자영업자 대출 부실의 주요 원인으로 높은 대출 금리와 경기 불황을 지적하며, 자영업자들이 금융기관에 대한 상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대출 상환 문제가 아니라, 자영업자의 경제적 안정과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중요한 문제로, 정부와 금융기관의 협력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